[이벤트] 호프집에서 피곤했던 경험

대령 뚜비카레 작성일 20.12.09 20:13
댓글 0 조회 2501 추천 6

 

안녕하세요?

 

직업 썰 풀기 이벤트에 도전합니다

 

10년전쯤엔가 호프집에서 일할 때 경험했던 일입니다

 

테이블 10개 정도 있는 호프집이었습니다

 

주방으로 들어갔는데 주방을 저 혼자 다 했고

 

홀에는 사장님 혹은 홀 담당 알바가 한명 있었습니다

 

한달쯤 되니까 사장님이 저한테 다 맡기고 출근을 안 하는 날이 잦아졌죠…

 

그러면서 홀 담당 알바도 바뀌면서 여자애가 새로 왔는데 유명 BJ라고 하더라고요

 

아프리카TV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거 안 봐서 몰랐습니다

 

아무튼 예쁘고 맨날 레깅스만 입고 와서 즐겁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치킨용으로 들어오는 닭의 상태가 이상해지더라고요

 

닭 전문점이 아니라 치킨용 닭은 냉동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턴가 너무 심하게 얼고 생긴게 꼭 몇 년 묵힌 거 같은 닭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제조기한을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게 맞았고요

 

물건 주시는 아저씨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셨죠

 

이때부터 닭이 나가면 무조건 컴플레인이 들어왔습니다

 

며칠을 시달렸더니 너무 스트레스여서

 

홀 담당에게 만약에 손님이 치킨을 주문하면 닭 상태가 구리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그래도 주문하겠는지 꼭 물으라했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운명의 그날이 찾아왔습니다

 

그날 오후 4시쯤에 오픈하자마자 엄마와 아이로 보이는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치킨만 주문하기에 요즘 치킨 상태가 매우 안 좋으니

 

옆에 치킨 전문점에서 드시는게 나을 거라고 설명을 했는데

 

괜찮다며 그냥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튀겨서 냈는데 한 조각인가 먹더니

 

먹다 남긴 거 다시 튀겨서 주면 어쩌냐고

 

아이랑 기분 좋게 먹으러 왔는데 이게 뭐냐면서 신경질 내면서 돈 던지고 나가더라고요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나가는데 쌍욕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겨우 참았습니다

 

오픈부터 기분이 별로였는데 그날이 주말이라 손님이 끝없이 들어오더라고요..

 

정신없이 설거지하고 조리하고 튀기고 내보내는데 어느 순간부터 음식이 안 나갑니다…

 

그래서 뭔가하고 홀쪽을 봤더니 알바가 없더군요..

 

'화장실 갔나?' 생각하고 밀린 안주를 쳐내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맥주가 안 나간 테이블도 있더라고요

 

맥주도 다 쳐내고 주방 정리하고 홀을 봤는데 알바가 그때까지도 안 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디갔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집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아직 퇴근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집이라고해서 전화를 해봤죠

 

말도 없이 왜 벌써 갔냐고 물었더니 담배 냄새도 싫고 너무 바뻐서 짜쯩나서 그냥 왔다고 하더라고요…..

 

뭐라 할말이 없어서 알겠다하고 전화끊고

 

사장님께 전화해서 설명하고 SOS를 요청했지만 술 마셔서 갈 수 없다는 말뿐….

 

원래 주말은 새벽 3시까지 하는 가게인데 그날은 자체 판단으로 1시에 끊고

 

마감 청소 끝낸 뒤에 탕수육 만들어서 수입맥주 10병인가 마시고 퇴근했습니다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

같은 페이지의 게시글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49 [고라니 이벤트] 처음오른 무대 [4] 몰라여읍 2020-09-01 1,942
48 [이벤트] 나이어린 자격지심 과장과 일한 썰 [4] 몰라여읍 2020-12-22 10,117
47 [고라니 이벤트] 교복에 똥 싼 추억 [17] 뚜비카레 2020-09-01 3,829
46 [고라니 이벤트] 어렸을 때 납치될뻔했던 썰 [20] 뚜비카레 2020-09-23 3,820
현재글 [이벤트] 호프집에서 피곤했던 경험 [4] 뚜비카레 2020-12-09 2,502
44 [이벤트] 복지관을 떠난 계기 [7] 뚜비카레 2020-12-10 2,950
43 얀센 후기입니다 [29] 뚜비카레 2021-06-20 6,636
42 (이벤트) 사출금형설계 [10] 이딸라 2021-04-14 4,539
41 저 너머 어딘가 #1. 나란 인간 [1] 백두사이다 2017-09-12 689
40 저 너머 어딘가 #2. 설렘 백두사이다 2017-09-13 673
39 저 너머 어딘가 #3. 별난 만남 백두사이다 2017-09-14 759
38 저 너머 어딘가 #4. 처음 또 처음 백두사이다 2017-09-16 730
37 저 너머 어딘가 #5. 꿈? [1] 백두사이다 2017-09-16 1,281
36 저 너머 어딘가 #6. 일상 백두사이다 2017-09-17 853
35 저 너머 어딘가 #7. 두근두근내인생 백두사이다 2017-09-20 962
34 저 너머 어딘가 #8 돌 백두사이다 2017-09-21 1,144
33 저 너머 어딘가 #9 우습다. 백두사이다 2018-01-23 1,299
32 저 너머 어딘가 #10. 낙서 백두사이다 2018-02-03 1,321
31 키워드소설) 홀로 선 창가에서 백두사이다 2018-02-15 1,597
30 키워드 소설) 인생의 1분 백두사이다 2018-02-18 1,652